1. 계획이 어긋나 관객들과 엔딩을 함께 만들게 되었다. 연극 동안 잠자코 앉아 있던 관객들은 엔딩이 지연되니까 분분히 일어섰고, 돌멩이들을 함께 붙여서 <탈핵, 비핵, 반핵 핵 없는 세상을 위하여...> 글씨를 완성했다.

  몹시 만족스러운 엔딩이었다.


2. 핵안보정상회의에 맞춰 연극일자를 잡았는데, 이 회의를 통해 핵발전소 수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개최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 영상자료를 통해 짚어본- 핵발전소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매우 놀랍다. 일본 핵발전소에서는 에너지를 아낀다는 명목으로 재처리를 하지만 실제로는 효율이 극악이어서 사용하지 않고, 그렇게 확보한 플루토늄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 4000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또 핵난민이라 불리는 일본 핵발전소 노동자들은 6차 하청으로 노동 중 피폭의 보상 책임소재가 지워진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방사능 오염은 유전까지 되는데, 정부가 조사한 바로는 우리나라에만 약 3천명의 원폭 2세가 있지만, 이들은 스스로 원폭 2세임을 밝혀 보상을 받기가 난처한 처지다. 문제를 공론화시키면 혼사나 취업에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원폭 2세 김형률씨는 그런 악조건 속에서 투쟁했고, 이 모습을 <금지된 애도>를 하는 안티고네와 연결시켜, 마침내 ‘핵 없는 세상을 위하여’를 외친 게 이번 연극의 얼거리다.


3. <안티고네, 묻다>의 바탕인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그리스시대의 작품이다. 이 시간감을 가르고 지금의 현실에 적용했다는 것은 우리의 비극성을 삶과 완벽하게 분리,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고, 이 점은 연기를 하면서 깊게 각인되었다.
  그렇다면, 잊기 위해 노력하며 자본주의적 삶에 투신하는 게 아니라, 삶의 비극적 속성을 기억하며 한걸음씩 나아가야 할 것이다.


4. 그러나 용기를 잃기 쉬우니 함께 가자.



  Smiple plan, <Take my hand> http://www.youtube.com/watch?v=9BQYiugOw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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