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가게 게시판 빈자의 미학

2011.12.19 10:17

지음 조회 수:13430

'빈자'라는 말을 생각하다가...

'빈자의 미학'이라는 책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말그대로 많이 미학화, 낭만화된 '빈자'인 것 같아서...

우리 얘기같다는 느낌은 그닥 들지 않지만...

재밌는 문구들은 좀 있다.

 

 

빈자의 미학

승효상

미건사 1999.07.01

 

<복순이 복덕방>에서 재인용

 

p11
건축물들 가운데서 엄밀한 의미의 건축 범주에 들어가게 하는 판단기준 즉 건축적 요건은 무엇일까.

나는 이를 위해 세가지를 들고 싶다.

그 하나는 그 건축이 수행해야 하는 합목적성이며, 또 하나는 그 건축이 놓이는 땅에 대한 장소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건축이 배경으로 하는 시대성이다.

 

p65
빈자의 미학.

여기에선, 가짐 보다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며,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욱 중요하다.

  

p77
‘편안한’ 모습에서 삶은 왜 자꾸 왜소해지고 자폐적이 되어가는가.
우리는 이제 ‘기능적’이라는 말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
더구나 주거에서 기능적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삶의 본질마저 위협할 수 있다. 적당히 불편하고, 적절히 떨어져 있어 걸을 수밖에 없게 된 그런 집이 더욱 건강한 집이며, 소위 기능적 건축보다는 오히려 반기능적 건축이 우리로 하여금 결국은 더욱 기능적이게 할 것이다.

 

p79
쓸모 없는 공간, 예를 들어 우리네 ‘마당’은 참 좋은 예가 되며, 생활의 중심이나, 관상의 상대일 뿐인 이방의 마당과는 달리, 우리의 마당은 생활 뿐만 아니라 우리 사고의 중심이며,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공동체를 발견케 하는 의식의 공간이다. 이를 ‘무용의 공간’이라고 하자.

 
 
 
 
▶승철=‘빈자의 미학’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가.

▶승=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건축이라기보다 ‘가난할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건축을 말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방법을 부자들이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 바로 공동체적 삶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소유한 건 적지만 타인과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나는 달동네에서 자랐다. 피난민촌에서 마당 하나를 두고 8가구가 살았다. 화장실도 하나, 우물도 하나뿐이라 아침마다 난리였다. 부대끼니까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 나누고, 위해주고 무슨 일 있으면 같이 떡도 해먹는 그런 공동체적 삶을 요즘엔 찾기 힘들다. 공동체가 회복되면 이 사회가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빈가게 찾아오시는 길 [1] 지음 2011.11.27 58498
공지 [빈가게]이렇게 많이 받았어요. [7] 살구 2011.11.18 62232
191 설 선물 마땅찮아 고민하는 빈집 식구들~ [1] 살구 2012.01.17 28023
190 [자료] 해방촌 가는 길 - 해방촌에는 해방촌이 없다 지음 2012.01.09 20208
189 [자료] 해방촌의 지속가능한 물리적 요소에 관한 연구 [1] file 지음 2012.01.09 33748
188 12월 17일 수줍은 음악회(사진) file 케이트 2011.12.30 7706
187 만약에 빈가게가 해방촌오거리에 있다면... [2] 지음 2011.12.19 14927
» 빈자의 미학 [1] 지음 2011.12.19 13430
185 쌀롱 빈, 첫 손님 맞이하다~! [2] file 케이트 2011.12.12 8276
184 동국대에서 오신 손님들 file 케이트 2011.12.12 7639
183 빈가게 11월 분배파티 회의록 [2] 지음 2011.12.06 7573
182 수화 준비 모임합시다. 12월 8일 9시 어떤가요? [1] 살구 2011.12.04 12853
181 12월 5일(월) 저녁 8시 빈가게 모임요~ [2] 살구 2011.12.03 5832
180 빈가게 이동 출장소 후기랄까? ㅎㅎ [2] 지음 2011.11.30 12509
179 대형 보온통 구입~! 오늘 같이 가요. [3] 살구 2011.11.29 13516
178 12월 소소한 음악회는 계속 된다. 그리고 가격인하 소식 [4] 살구 2011.11.24 4812
177 추운데 앞으로 계속 추울텐데.. [3] 살구 2011.11.24 11895
176 화요일 가게 풍경 [1] file 케이트 2011.11.23 11261
175 수화를 배우고 싶으신 분들이 계신가요? [3] 살구 2011.11.20 10510
174 [몸살림]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빈가게 방에서 해요~ [2] 살구 2011.11.20 10420
173 [연말에 잘놀기]빈가게 회의 21일 월요일 저녁 8시에 모여요. [2] 살구 2011.11.19 4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