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만행 http://manhanging.springnote.com/ 메일링리스트에 이런 글이 올라 왔습니다.

"구체적 목표는 4시간 근무에 급여120~140만원"이라는데...

우리 목표는 1/3인데... 왜 이것도 힘들까... ㅎㅎ

 

빈가게에서 참고할 수 있을 듯 하여 퍼옵니다.

놀러가서 만나보면 좋을듯.

 

...

글쓴이 : 성득 manhang@googlegroups.com

 

아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생협에서 일합니다. 그리고 나름 보람도 가지고 있지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피할수 없는 문제
가요. 제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게 '시간'입니다. 일 시작할때 나름 매력적으로 여겨졌던 부분도 일찍 일 시작해서 일찍 끝나는
거 였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조직에 들어와보니 초과근무와 토요근무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업무보다는 업무시
간 이후의 회의와 교육 회식이 더 부담되니 앞뒤가 바뀌어도 한참 바뀐거죠.

저는 내가 몸담은 곳이 사기업이 아닌 '생협'이라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생협은
생산자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정작 생협 실무자들에게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제공하지 않고, 희생
과 봉사라는 이름으로 회피하려는 것으로 여겨졌으니까요.

위의 내용이 요즘 제가 고민하고 있는 화두입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생협에서도 노조를 만들어라라고 했는데, 차라리 회사차리는게
더 쉽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ㅋ(실무자들과 이야기해보니 노조설립을 원하는 동조자들도 있긴 있습니다ㅋ)


위의 내용은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본론을 말하기 위한 서두입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서 말씀드리는데요. 회사 험담하기 위해
서 쓴건 절대 아니에요. 저 생협 좋아해요.ㅎ 다만 단점은 분명히 있고, 위의 문제제기는 얼마전에 회사에서 행해진 간담회에서도
직접 제가 발언한 내용이니까 '뒤에서 남 흉보기'로 보지는 말아주세요. ^^

 

본론입니다.

얼마전에 '에코토피아'라는 소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박민규씨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소설도 요. 주당
20시간, 즉 하루 4시간만 일하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혹은 그렇게 살도록 규정된 사회의 이야기인데요. 확 꽃혔습니다. 하루4
시간로 인한 여가시간확보로 인해서 모든 국민들이 예술가가 되고 인생을 즐기며, 국가 최대의 과제인 실업문제도 해결한 말그대로 파
라다이스인거죠. 만행친구들한테도 주4일근무, 주3일만 일하며 남는 시간은 온전히 나를 위해 투자하고 싶다고 몇번 이야기를 한적
이 있었어요. 참 이건 비단 저만의 꿈이 아니라 거의 모든이의 꿈이겠네요. ㅋ 어쨋던 제가 바라는 이상향이 그 책안에 있더라구
요. 회사에서의 근무시간 문제로 고민하던 중에, 이 책이 제 마음에 확 들어오네요.

지난 주가 휴가였는데 삼일동안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하루4시간만 일해도 먹고살수있는 직장을 찾기 위해서요.ㅋ
결과는요? 결국 못찾았습니다. ㅋ 아니 있긴 있더라구요. 영어학원 강사, 수학학원강사......ㅋ
휴가기간 내내 허탈했습니다. 결국 하루9시간 10시간씩 일을 하며 개인의 시간이란 없이 살다가 죽어야하나? 여유있는 삶이란 돈많
은 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축복일까? 의사자격증,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삶일까? 이런 힘빠지는 생각들을 계속했
죠. 돈없어도 자격증 없어도 평범한 사람들이 그런 삶을 살 수는 없을까? 작년말부터 올해초까지 화폐반에서 제가 했던 고민의 연장
이었던 거죠. 돈으로부터의 자유에서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로요. 같은 말이기도 하네요. 그러다가 조금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니 오래전부터 가진 생각이기도 하구요.

 

그런 직장이 없다면 우리가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루4시간만 일해도 되는 직장을!!

 


허무맹랑한 소리일수도 있지만, 생활협동조합을 만들듯이 우리도 일종의 '생산자조합'을 만들어 보고 싶다 이런 꿈을 꾸고 있습니
다. 일반적인 사회적기업의 목적이 사회적 경제적 약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거라면 제가 생각한  '생산자조합'의 가장 큰 목적
은 하루4시간만 일해도 먹고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구체적 목표는 4시간 근무에 급여120~140만원.그리고 그 외시
간은 함께 창조적인 활동하기(그림, 글쓰기, 음악하기 등등)
무조건 많이가 아닌 적당한 양을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면 하루4시간근무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생산자조합형태의 일공동체, 생활공동체만이 자본주의 경제구조에서 그나마 독립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입니다. 생산자
끼리 공동체를 형성하면 의식주문제도 넉넉하게 해결할 수 있고, 일공동체를 형성함으로서 한두명씩 한달 두달 휴가를 다녀올수도 있구
요.

나름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포천에 마당있는 주택한채와 바로 옆에 적당한 공간의 창고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
를 베이스로 삼고 농산물가공유통을 해보고 싶거든요. 쉽게 말하면 저희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건강원에서 양파즙, 호박즙을 판매하듯
이 여러 농산물을 1차가공해서 유통하는 거죠. 지역먹을거리를 유통한다는 의미도 있고요. 예전에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한 경험도 있는
데 여러명이 힘을 합치면 무언가를 이룰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됩니다. 아니면 다른 멋진 업종아이템이 있다면 그것도 좋겠
지요. 처음에는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 각자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주말에 조금씩 준비해나가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명
박은 맘에 들지 않지만 현 정부가 녹색성장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농수산물연관산업에 대한 지원도 한다고 하니 도움을 받을 수도 있
구요.


사실 고백하자면 위의 글은 말 그대로 가능성도 희박하고 막 던지는 수준이긴 합니다. 마치 초등학생이 내 꿈은 대통령입니다라고 수
업시간에 발표하듯이 말이지요. 그러나 그 초등생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기도 하지만, 말그대로 가능성이 열려있기도 합니
다. 어찌됐던 너무 진지하게 읽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요즘 제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을 여기다 쏟아내면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공유를 할 수도 있고 의외의 곳에서 대안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적어봤습니다. 혹시나 비슷한 고
민을 하고 계신분이 있다면 정기적인 세미나를 통해서 사업계획서, 판매망확보, 자금확보방안등등을 함께 의논해보면 어떨까요?  되
든 안되든 함께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ㅋ

어떻게 보면 위의 글은 '창업사이트'같은 곳에 올려야 할 글로도 보이는데, 제가 생각하는 '조합'은 구성원의 가치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니ㅋ.

하루빨리 함께 일하고 공부하고 노는 '에코토피아'에서 살았으면 하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