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화폐를 사용하는 것을 항상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오늘처럼 얘기가 급진전되고 보니...

다시 생각이 복잡해지면서 흥분이 되네요.

 

그러다가 갑자기 예전에 봤던 가라타니 고진의 글이 다시 떠올랐는데...

그 때는 시민통화 Q 에 이어서... 시민통화 L 얘기가 나왔을 때...

이건 뭔소리냐 했었는데...

다시 읽어봤더니... 뭔가 좀 이해가 될 듯 하면서...

오늘 빈가게에서 얘기한 화폐야 말로 시민통화 L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관련 부분 다시 발췌합니다.

원문은 <NAM에 대하여>

예전에 올린 발췌/발제문은 http://blog.jinbo.net/house/?pid=180

 

 

  여기에서, 시민통화 L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L은 얼핏보면 포인트카드 또는 마일리지카드와 비슷합니다. 통상, 포인트는 그 가게에서밖에 통용되지 않지만, 그 포인트를 다른 가게, 나아가 모든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그러한 시도는 이미 일부에서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두가지의 한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것이 대형상점이나 대기업의 독점적 이익을 강화하기 위해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고, 또하나는 그것이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통화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와 반대로, 시민통화 L은 중소상점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여, 대자본의 독점에 대항하기 위한 것입니다. 더욱이, 시민통화 L이 포인트카드 따위와 다른 것은, 각 기업이 L을 다른 기업과의 거래에서도 발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L은 신용통화인 것입니다. 시민통화는 포인트카드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과는 완전히 반대의 사고방식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통상 포인트카드는 가격할인과 똑같은 것으로 간주되지만, L의 관점에서 보면 포인트카드에 의해서 행해지고 있는 것은, 실은 손님이 가게에 포인트분만큼의 엔(돈)을 맡기고 포인트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즉, 포인트란 가게가 발행하는 은행권이라고 간주할 수 있습니다. 시민통화는 그러한 신용화폐입니다. 시민통화 L은 LETS와 마찬가지로 무이자입니다. 엔 대신에 L로 지불하는 것은 무이자로 엔을 빌리는 것과 동일한 것이 됩니다. 이렇게 하여 L은 소비의 장으로부터 산업적 연관 속으로 깊이 침투하게 됩니다.

  시민통화 L은 LETS와 마찬가지로, 중앙은행과 같은 것을 가지지 않습니다. LETS와 다른 것은, 여기서는 법인이 이 통화 L을 발행하는 권리(주권)를 갖는 것에 대하여, 개인(소비자)은 갖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개인이 L에 참가하는 것은 포인트카드에 등록하는 것과 똑같이 용이합니다. 한편, 개인도 통화발행권을 가질 수 있는데, 그 경우 법인과 똑같이 취급됩니다.

  L이 구매력을 가지는 것은, 그것이 엔에 의해 지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엔이 구매력을 가지는 것은 달러에, 그리고 소급하면 금에 의해 지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L은 신용통화로서 처음부터 당연히 유통되게 되어있는 것입니다.

  한편, 지역통화는 유통되는 근거가 없습니다. 작은 공동체에서는 그것이 유통됩니다만, 그 밖에서는 유통되지 않습니다. 지역통화는 한때 유행이 되더라도 오래 계속되지는 않습니다. 윤리적인 동기나 친목적인 동기만으로는 지속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래서는 자본제 경제의 압도적 힘에 대항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에 반해서, 시민통화 L은 포인트카드와 똑같이 사람들이 그것에 의해서 이득을 얻고자 하는 동기에 뿌리를 두고 유통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들은 물론 시민통화 L이 구매력을 가지는 것, 통화라는 것, 그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L은 포인트카드와 마찬가지이며, 자본주의적 경제의 일환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그것을 화폐-자본을 양기하는 방향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L의 구체적인 내용은 그러한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인데, 유감스럽게도 그 상세한 사항을 여기서 말씀드릴 여유는 없습니다.

  시민통화 L은 엔으로부터 떨어져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본제 경제가 산출한 시스템을 역이용하는 것이며, 이른바 엔에 달라붙은 암(癌)과 같은 것입니다. 시민통화 L에 근거한 경제권을 증식시키는 일은, 그 자체가 암인 자본제 경제에 대한 ‘대항암 운동’입니다. 엔이 유통되는 한 L은 유통됩니다. 무리하게 L을 제거하면 엔 시장경제도 죽어버립니다. 대항암이라는 비유는, L에는 적용이 되지만 Q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Q는 단순한 장난감과 같은 것입니다.

  저는, 유통과정으로 운동의 중점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의 하나로서 통화의 문제가 나왔습니다. 때문에, 시민통화에 의해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생산-소비협동조합처럼 자본제 경제의 바깥으로 나오고자 하는 대항운동, 그리고 반전운동, 조합운동, 마이너리티 운동처럼 내재적인 대항운동이 불가결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민통화는 이러한 운동에서 불가결한 커다란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