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고 활동가들은 총회를 준비하며 2015년 계획을 짜는 중입니다. 


그 중 "<에콜로지스트선언>-1970,앙드레 고르"를 보는데, 

빈고 조합원들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일들도 꽤 많지 않나...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네요.ㅎ 


빈고는 어떤 유토피아, 어떤 가능한 대안을 실천해 볼 수 있을까요? 


빈고 총회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봐야겠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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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어떤 유토피아―하나의 가능한 대안


그 날 아침잠에서 깨어나자 프랑스인들은 어떤 새로운 변화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자문해 보았다. 선거가 끝난 후 권력이 이양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이미 기업의 점거사태가 수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폐쇄된 공장을 2년 전부터 점거하여 모든 종류의 실용품의 ‘자주생산’을 조직하기 시작했던 실업자들 속에는 다수의 해고된 노동자와 퇴직자 및 학생들이 가담하고 있었다. 커다란 빈집은 코뮨과 생산협동조합과 ‘자주학교’로 바뀌고 있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새로 얻은 지식을 도입하여 교사의 협력이 있든 없든 토끼장과 잉어와 송어 양식장을 만들고, 금속과 목재를 가공할 기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권력이 이양된 다음날 아침, 직장에 가던 사람들은 처음에 깜짝 놀랐다. 밤중에 모든 대도시와 간선도로의 차도에 페인트로 흰선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간선도로에는 버스 전용의 차선이 만들어지게 되고, 2급 이하의 도로에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탈 사람을 위한 차선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시가지의 입구에는 수백 대의 이륜차가 공중용으로 놓여 있었고, 헌병 및 경찰용의 대형버스가 버스를 보충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었다. 승차권은 팔지도 검표하지도 않았다.

정오가 되자 정부는 무료운임의 즉각 실시와 도시에서의 자가용차의 주행을 12개월 동안에 서서히 금지시킬 것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주요 도시의 중심가에는 7백 개 노선의 전철이 부설되든지 부활될 것이며, 12개월 후에는 2만 6천 대의 버스가 제조될 것이다.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부가가치세는 폐지되었고 즉석에서 이들의 값은 20퍼센트 떨어졌다.

밤에는 공화국의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이상의 조치를 포함한 종합계획을 설명하였다. 대통령에 의하면 1972년 이래 프랑스의 GNP는 주민 1인당 미국의 수준에까지 접근하고 있었다. 여기서 차이는 잘 알려진 것처럼 낮게 평가되고 있는 프랑화의 변동에 따른 5내지 12퍼센트 정도이다. “바로 그대롭니다. 프랑스의 남녀 시민 여러분, 우리는 미국을 거의 따라잡았습니다”라고 대통령은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것을 특별히 자랑스럽게 여길 이유도 없습니다.”

대통령은 미국인의 생활수준이 프랑스인에게는 도달 불가능한 꿈과 같이 생각되던 시대의 일을 회상했다. “프랑스인 노동자가 미국인과 같은 임금을 받는 날이 온다면 반자본주의적인 이의신청도, 혁명운동도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진보적인 사람들이 주장했던 것은 불과 10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정말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고 대통령은 주의를 환기시켰다. 상당수의 프랑스인 노동자와 사무노동자가 오늘날 미국과 같은 수준의 급료를 받고 있지만 그럼으로써 그들의 급진화가 방해받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닙니까? 왜냐하면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우리는 점점 더 어정쩡한 충족 상태를 위해 보다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만족이 감소하고 있는데도 경비가 늘어나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확대되었다고 해서 보다 큰 공정함과 보다 많은 휴식과 생활의 즐거움이 얻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길을 잘못 들었으며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본인은 생각합니다.” 이리하여 정부는 ‘지금까지와는 다름 구조로써 다른 성장, 다른 경제’를 위한 계획을 입안했다. 이 계획의 철학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될 것이라고 대통령은 지적했다. 


(1)앞으로 우리는 보다 적게 일한다


지금까지의 경제활동의 목적은 생산과 판매를 늘리기 위하여 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이었다. 생산과 판매를 증가시키는 목적은 이익을 늘리는 데 있으며, 그 이익은 재투자되어 다시금 자본의 증가를 가능케 한다. 이러한 과정이 무한히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필연적으로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어느 한도를 지나면 이 과정은 증가하는 잉여가치를 파괴하지 않고는 계속될 수 없게 된다. 대통령은 말했다. “우리는 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의 노고와 자원을 낭비함으로써만 비로소 외형뿐인 완전고용을 실현시킬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장래에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보다 적게, 보다 잘 일해야 할 것이다. 국무총리가 이러한 방향에 따라서 여러 가지 제안을 할 것이다. 대통령은 즉시 원칙적으로 성인은 일손이 있든 없든 간에 필요한 것을 모두 얻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즉 사용 가능한 노동력의 극히 일부만으로도 주민 모두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킬 정도로 생산기구의 기술적 효율이 놓아지는 날에는 전일제(full-time) 일을 맡는 사람에게만 전일제분의 수입을 얻을 권리를 주는 일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우리는 이제 자유노동과 자유시간의 권리를 손에 쥐고 있습니다.”


(2)앞으로 우리는 보다 알차게 소비한다

지금까지의 제품은 그것을 제조하는 회사가 최대한의 이윤을 얻을 수 있도록 고안되어 왔다. 대통령에 의하면 “앞으로, 제품은 그것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도 또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최대한의 만족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하여 각 부문의 지배적 기업은 사회적으로 소유될 것이다. 기업의 임무는 각 영역에서 한정된 수의, 품질이 같은 표준 모델을 모든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충분한 양만큼 제공하는 데 있다. 이러한 모델을 고안하는 데는 네 가지의 기본적인 기준, 즉 내구성, 수리의 간편성, 제조 과정의 즐거움, 공해를 일으키지 않을 것을 따라야 할 것이다. 제품의 내구성은 사용시간으로 표시되고 값 옆에 명기하는 것이 의무화될 것이다. 대통령은 주석을 달았다. “이 제품에 대해서는 매우 큰 수요가 외국으로부터 있을 것을 예_상해 두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제품은 세계에서도 가장 독창적이기 때문입니다.


(3)앞으로 우리는 모든 사람의 일상생활에 문화를 포함시킨다  

지금까지 학교의 발전은 전반적인 무능력의 발전과 나란히 진행되어 왔다. 대통령에 의하면, 우리는 이렇게 해서 육아법과 조리법과 노래부르는 법을 잊어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요리와 노래는 임금노동자가 통조림에 담아 제공하고 있다. 대통령은 주의를 환기시켰다. “우리는 국가의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만이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울 자격이 있다고 부모가 믿는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현재 소비하고 있는 재화와 서비스가 질이 나쁘다고 비난하면서도 획득한 자유시간을 전자공학적으로 날려 버리는 일을 직업적 연예인에게 맡기고 있다. 대통령에 따르면 모든 개인과 집단이 자신들의 생활, 생활환경, 상호교류를 조직화할 수 있는 권력을 되찾는 것이 긴급한 과제이다. “왜냐하면 개인적인 그리고 공동체적인 자율을 재정복하고 확대하는 것이 국가장치에 의한 독재를 피하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대통령은 국무총리에게 발언을 넘기고 변혁을 위한 계획을 설명토록 했다. 총리는 우선 사회화될 29개의 기업 혹은 회사의 명단을 낭독했다. 그것의 반수 이상은 소비재 부문에 속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보다 적게 일하고’ ‘보다 알차게 소비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즉시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원칙들을 구체화하는 작업은 근로자 자신에게 맡겨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총리는 말했다. “초안을 자는 일은 분업으로, 모든 결정은 전원 공동으로 행한다”는 리프에서 완성된 방법을 따르며, 총회와 전문화된 작업 그룹 별로 회합을 갖는 것은 근로자의 권리이다. 총리의 어림으로는 근로자가 외부의 조언자와 이용자 위원회의 협력을 얻어 한정된 종류의 모델‧품질규격‧생산목표를 결정하는 데는 1개월쯤 걸릴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관리방법은 이미 프랑스 국립경제통계연구소(INSEE)의 반(半)비공개 그룹에 의해 안출되어 있었다. 총리에 의하면 다음 달 중에 생산은 오후에만 하고 오전 동안은 집단적 준비로 할당할 것이라고 한다. 근로자가 스스로 정해야 할 목표는 일주일의 노동시간을 24시간으로 줄이면서, 생활필수품에 대한 모든 수요를 그들의 생산으로 충족시키는 것이다. 근로자의 실제 수는 당연히 증가할 것이다. 일하고 싶은 남녀의 수에는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총리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주의를 환기시켰다. 각자가 같은 기업에서 어느 때는 일주일에 24시간 이상, 어느 때는 24시간 이하 일하도록 근로자가 조직하는 것은 물론 자유이다. 또한 어느 기간은 겸임으로 동시에 두세 가지의 일을 하거나, 여름이 끝날 때는 농업을 하고 봄에는 건설에 종사하는 등 요컨대 동시에 몇 가지 직업에 몸을 담아 실천하는 것도 자유이다. 일주일 24시간 노동에 월 2천 프랑을 받는 것을 평균 임금으로 하는 것이 양해된다면 이상의 목적을 위해 일손 교환용의 기금을 설치하는 것도 근로자의 권리일 것이다.

두 사람이 그들에게 제공되는 집단적 편의와 서비스를 고려에 넣을 때 월 2천 프랑을 가지면 상당히 훌륭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총리가 말했다. 하지만 누구도 검소한 생활을 하도록 강요되지는 않는다. “사치는 금지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지 사치는 노동에 의해서 획득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이 전에 관해서 총리는 다음과 같은 실례를 들었다. 별장 한 채는 약 3천 시간의 노동에 해당한다. 별장을 한 채 사고 싶은 사람은 일주일당 24시간 이외에 손작업이든 건설업이든 3천 시간을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가운데 적어도 1천 시간의 노동은 별장을 손에 넣기 전에 제공되어야 한다. 자가용 승용차(약 6백 시간의 노동에 상당)와 같이 불필요한 것으로 분류된 다른 물건도 같은 원리에 따라 입수할 수 있다. “돈이 권리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물건의 가격을 노동시간으로 평가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됩니다”라고 주의를 환기시킨 후 총리는 덧붙여 이 노동(즉 가격)은 급격하게 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약간 손재주가 있는 아마추어가 천 5백 시간을 들이면 스스로 지을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견고한 영구’ 주택의 모든 부품을 불과 5백 시간의 노동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이렇게 하는 목적은 , 어떤 기초공동체도 스스로가 소비하는 물건의 최소한 절반은 생산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생산단위를 분산화하고 소형화함으로써 서서히 상품생산과 상품교환을 폐지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총리는 언명했다. 왜냐하면 모든 낭비와 좌절의 원천은 “누구도 자신이 생산하는 물건을 소비하지 않으며, 또한 누구도 자신이 소비하는 물건을 생산하지 않는” 데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새로운 방향에로의 제 1보를 내딛기 위하여 정부는 자전거산업으로부터 생산을 즉시 30퍼센트 늘린다는 확약을 얻었다. 게다가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절반은 ‘조립세트’의 형태로 판매되어, 이용자가 스스로 조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상세한 제작법이 이미 인쇄되어 있으며, 필요한 도구류 일체를 구비한 조립대가 지체없이 관공서‧학교‧경찰서‧병영‧공원‧공공 주차장 등에 갖추어질 것이다. 총리는 장차 기초공동체가 다음과 같은 종류의 것을 솔선해서 발전시킬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거리마다 마을마다 아니 커다란 공동주택마다 자유로운 창조와 생산을 위한 작업장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여가시간 동안에 비디오와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포함한 점점 완벽해지는 용구류 일습을 가지고 바라는 대로 물건을 만들어 낼 것이다. 즉 24시간 노동제인 데다가 자원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돕고(아이들 돌보기, 노인 보살핌, 지식의 전달) 바람직한 집단설비를 공동으로 만들기 위하여 스스로 조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해주는 것인가?’라고 묻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총리가 부르짖었다. “정부의 사명은 인민의 손에 권한을 양도하고 사라져 버리는 것입니다.”

총리는 이어서 새로운 사회의 요체는 교육제도의 개정에 있다고 했다. 학교교육을 받는 동안에 모든 어린이들은 흙‧금속‧목재‧천‧돌을 사용하여 세공하는 데 익숙해지고 이러한 활동과 관련하여 역사와 과학, 수학과 문학을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것이다. 총리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의무교육이 끝난 후 5년 동안 각자는 전일제 노동의 소득을 얻는 주 20시간의 사회적 노동과 자신이 택한 연구 내지 실습작업을 병행하게 된다. 사회적 노동은 다음이 네 가지 분야 즉 농업, 제철업‧광업, 건설업‧공공 토목사업‧공중위생, 환자의 간호‧노인과 어린이의 돌봄 가운데 한 혹은 몇 가지를 행해야 하는 것이다.

총리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어떠한 학생(노동자)도 3개월 이상 계속하여 청소부나 병원 노동자, 인부와 같이 극히 소모적인 일을 하도록 강제되어서는 안된다. 반대로 누구나 45세가 될 때까지 연평균 12일씩 이 일들을 떠맡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더이상 부호도 천민도 없게 될 것입니다”라고 총리가 외쳤다. 밤낮으로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고 여러 과목에 걸친 자주교육‧자주연수를 행하는 기구가 벽촌에 사는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는 680개소에 2년 안에 설치될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에 반대되는 직업 속에 갇히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노동(교육)의 마지막 해에 학생(노동자)은 작은 자립적인 그룹으로 나누어져, 미리 지역공동체와 논의해 둔 독창적인 제안을 처음부터 끝까지 실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총리는 이렇게 많은 자발성이 발휘되어 프랑스 중앙부의 과소지대(過疏地帶)가 새로운 생명을 얻으며, 그곳에 생태계를 존중하는 농업이 재도입되는 데 대한 희망을 표명했다. 그에 따르면 프랑스가 자동차 연료와 공업용 중유를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을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비프스테이크를 위해 미국의 대두(大豆)에 의존하고, 곡물과 야채를 위해 석유화학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국토의 방위는 무엇보다도 먼저 국토의 점령을 요청합니다”라고 총리는 말했다. “민족의 주권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우리 자신을 부양하는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매년 10만 명의 사람들로 하여금 점점 더 돌보지 않게 되는 지방에 살면서, 그곳에서 유기농법, 목축과 더불어 ‘부드러운’ 기술(soft tecnology)을 재도입하고 완성하도록 격려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바람직한 모든 과학적‧물질적 원조가 5년간에 걸쳐 이 새로운 농촌공동체에 제공될 것이다. 이들 공동체는 세계적인 굶주림과의 투쟁에 원자력 발전소와 살충제 공장의 수출 이상으로 공헌할 것이다. 총리는 이야기를 끝마치면서, 상상력을 북돋우고 사상의 교류를 자극하기 위해서 앞으로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TV의 방영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